" 이 파티의 주인공은
바로 너희들이니까! "
파티블래너의
블랑쉬
나나이로카 하나비
Nanairoka Hanabi |虹華 花火
-일본
-158cm | 52kg
-2298 | 05 | 05
-28세
- 크로스 백
(스크랩 북, 필기 도구, 스마트폰)
Comission by @croru321
파티플래너의 블랑쉬
사람들은 저마다 각각 다른 이유를 가지고서 파티를 열었습니다. 무언가 기념하고 싶을 때, 혹은 사교를 위해... 목적에 따라 분위기가 달라지긴 했으나, 기본적으로는 여러 사람과 함께 즐기기 위해 열릴 때가 많았죠. 그리고 그 모든 화려함 뒤에는 파티의 참가자들이 가장 완벽한 날을 보낼 수 있도록 누구보다 철저히 기획하고 관리하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우리는 파티를 기획 및 운영, 홍보나 연출 등. 더욱 효과적인 파티를 진행하기 위해 관리하는 이를 일컬어 파티플래너라고 부릅니다.
파티플래너는 주로 의뢰인과 파티 주제와 구성에 대해 논의하고, 그 뒤로는 장소와 일정 등을 정합니다. 세부계획이 어느 정도 정해진다면 주어진 예산 안에서 파티의 연출을 기획하며, 초청자들에게 초대장을 보내죠. 파티가 끝난 후에도 마무리를 맡는... 이른바 파티의 총책임자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그 때문에 보다 흥미로운 파티를 기획할 수 있는 창의력은 물론, 여러 사람을 한 군데에 묶어두고 협업할 수 있는 사교성과 리더쉽. 그리고 돌발 상황에서도 대처할 수 있는 순발력 등이 필수적이었죠.
타인의 즐거움과 행복을 중요시한 하나비는 항상 고민했습니다. 어떻게 하면 더욱더 많은 사람들이 즐겁고 기쁠 수 있을까? 물론 가장 좋은 방법은 자신과 함께 놀면서 즐거워지는 것이지만... 아쉽게도 제 몸은 하나뿐이었으니까요! 그 순간, 하나비의 머리 속을 스쳐 지나간 아이디어가 있었으니... 바로 제 생일 파티에 대한 기억이었습니다. 무수히 많은 추억이 있었지만, 그중에서도 매년 온 가족과 소중한 친구들을 모두 초대해 함께한 날은 결코 잊을 수 없었으니까요.
"그래! 아주 멋진 파티를 열어서 최대한 많은 사람을 초대하면 될 거야!"
그날부터 하나비는 도서관의 책이나 인터넷을 통해 이것저것 참고해가며 노트에 자신만의 파티를 기획해가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막연히 제 취향을 듬뿍 넣어 짠 첫 파티 계획은 단순히 화려하고 유희로만 가득 찼으며, 규모도 정말 허무맹랑할 정도로 컸지만요. 그럼에도 하나비는 이 계획서를 실행시키고 싶다는 뜻을 담아 부모님에게 보여주었습니다.
당연하게도, 그 파티가 실제로 열리는 일은 없었습니다. 그러나 나나이로카 부부는 그 파티 계획서를 보고 하나비에게 재능이 있음을 어렴풋이 눈치챘어요. 엄청난 규모를 제외한다면... 굉장히 참신한 주제와 연출은 물론, 초심자의 작품이라고 생각도 못 할 정도로 짜임새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비록 부부는 아이에게 이 파티를 바로 열기에는 힘들겠다는 답을 보내주었지만, 동시에 개선될 수 있을 부분이나 그들이 도와줄 수 있는 부분 등을 알려주었습니다. 아이의 꿈을 전폭 지지하고 응원한다는 따뜻한 메시지와 함께 말이죠.
하나비는 그 답장으로부터 힘을 얻어, 더욱 즐겁고 행복한 파티를 꼭 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렇게 아이의 관심사는 파티로 옮겨졌으며, 부모님이나 지인들의 소개로 조명, 소품 등. 여러 분야에서 종사하는 사람들로부터 조언을 얻기도 했죠. 그 과정에서 하나비는 완벽한 파티를 위해서라면 마냥 제 취향을 고집하는 게 아닌, 주제와 상황에 따라 타협을 해야 할 줄도 알아야 함을 배웠습니다.
그렇게 자신의 생일 파티를 시작으로, 친척의 웨딩 파티나 리페도라 아카데미로 오기 전에 사귀었던 친구들의 생일 파티 등... 하나비는 크고 작은 파티를 계획하고 운영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여러 시행착오를 겪긴 했으나, 결국에는 모두 성공적으로 끝마쳤죠. 평소대로 단순히 화려함만을 고집하는 게 아닌, 의뢰인과 그 주변인의 취향을 완벽하게 고려하여 펼쳐낸 파티는 그들에게 결코 잊을 수 없을 더없이 행복한 날을 선사했습니다.
처음에는 가까운 지인의 의뢰만 밭던 하나비였지만, 점점 입소문을 타며 유명해지자 조금씩 외부에서도 의뢰를 받아 파티를 계획하기 시작했습니다. 의뢰인의 요구를 완벽하게 충족시키다 못해 뛰어넘고, 동시에 그 누구도 예상치 못한 주제로 환상적인 연출을 펼쳐내며, 완벽하게 마무리까지 했으니... 그의 명성은 나날이 높아질 수밖에 없었죠.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아직 '하나비'의 이름을 내건 파티가 없다는 점입니다. 업계 내에서는 하나비의 이름이 잘 알려진 편이었지만, 모종의 이유로 공식적으로는 나나이로카家 에서 주최한 것으로 알려져 있죠. 만약 그가 나나이로카가 아닌 하나비로서 공식적으로 파티를 여는 날이 온다면, 그제야 비로소 파티플래너의 블랑쉬로 완전하게 인정받을겁니다. 그의 재능과 실력은 이미 입증되었으니까요!
단 한 사람도 남기지 않고 세상 모두가 웃을 수 있을 그 날까지, 나나이로카 하나비의 위대한 계획은 절대 멈추지 않을 겁니다.
기타
01. 하나비의 파티? | "다들 많이 기다렸지?!"
여태 공식적으로 하나비의 이름으로 열린 파티가 없던 이유는 바로 나나이로카 부부의 걱정 탓입니다.
아직 하나비가 아카데미에 다니는 중이기도 하고, 어리다는 점 등을 생각한 부부는 하나비에게 먼저 가문의 이름으로 개최하는 게 어떻냐는 제안을 건넸습니다. 돌발 상황이 일어나면 저들이 좀 더 쉽게 개입할 수도 있을 테니까요. 무엇보다 부부는 하나비가 제 꿈을 찾아가는 것도 좋지만... 파티 플래닝에 집중하느라 다른 가능성을 놓치고 있는 건 아닐지 걱정했습니다.
그리고 하나비는 의외로 이 제안을 순순히 받아들였습니다. 평소 부모님이 저를 얼마나 생각하는지 알고 있기도 했고, 제 이름을 내세운 첫 파티는 여태 열었던 그 어떤 파티보다 더욱 의미 있는... 최고의 파티로 만들고 싶은 욕심이 들어서 그랬죠.
아이가 기획한 모든 파티는 모두 공식적으로 나나이로카家 에서 개최된 거로 등록되어있긴 하지만, 업계 내에서 이 모든 걸 하나비가 계획하고 운영했음을 모르는 사람은 사실상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하나비는 언젠가 꼭 제 이름을 내세운 파티를 열기만을 손꼽아 기다리며, 더욱 완벽한 행사가 될 수 있도록 늘 파티 계획서를 고치고는 했습니다.
02. 준비 과정 |"내가 제일 잘 할 수 있는게 이거라고 생각했거든!"
스무 살 이후, 하나비는 파티 플래닝을 그만두었습니다. 정확히 따지자면, 살인게임 탓에 생각할 겨를 자체가 없었다고 할 수 있겠네요.
휴식기라는 긴 시간이 주어졌을 때 하나비는 자연스레 자기가 앞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했습니다. 블랑쉬라는 칭호 자체에는 여전히 큰 관심이 없었지만, 이렇게 고립된 상태에서 안주하지 않고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했으니까요. 그런 그의 눈에 띈 건 바로 저가 지난 세월 동안 채워온 스크랩 북이었습니다.
보다 독창적인 파티를 계획하기 위하여 끊임없이 기록해둔 아이디어들을 되짚으며, 하나비는 다시 한번 어릴 적 자신을 적극적으로 움직였던 목표를 떠올리게 됩니다. 더욱 많은 사람들과 행복하게 웃고 싶다. 는 마음은 너무나 이상적이었지만, 그렇기에 여전히 손에 쥐고 싶었죠. 그래서 하나비는 다시 한번 그 목표를 쟁취하기 위해 펜을 들었습니다. 분명 찾아보면 다른 방법도 많을테지만... 가장 손에 익고, 자신 있는 방법은 바로 파티 플래닝이었으니까요.
지난 1년간 방에만 틀어박혔던 이유는 바로 이 때문입니다. 결국 맞이하지 못한 졸업식 이후, 덕희를 제외한 누구의 도움도 없이 큰 규모의 파티를 계획하는 건 어려운 일이었으니까요. 더 나아가, 이번에는 제 가족의 이름을 빌리지 않고 '하나비'로서 여는 첫 파티고, 가장 소중한 친구들에게 선보이는 파티인 만큼 과거에 개최했던 그 어떤 파티보다 완벽하길 바랐기 때문에 더욱 몰두했던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