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다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을 사랑해.
그러니 더 물어보지 마. "
예비 블랑쉬
백영
Baek Yeong | 白瀛
-대한민국
-179.3cm | 60kg
-2298 | 05 | 31
-28세
- 검은 노트북과 백업용 USB, 스포츠 테이프
해양 관련 서적과 논문, 각종 프로그램이 깔린 노트북과 거대한 데이터가 축적된 USB입니다. 그리고… 손가락에 두를 수 있는 얇은 스포츠 테이프입니다. 심하게 뜯겨나간 손톱을 덮는 용도인 것 같네요.
성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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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IN KEYWORD
무기력한|방향을 잃은|묵묵한|기이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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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1. 일상
[어른스러운/공허한/무기력한]
외부와의 단절이 강제되자 나른하고 가벼웠던 분위기는 점차 차분하게 가라앉기 시작했다. 늘어지는 말투와 요란스러운 웃음소리는 잦아들고, 언행에 무게감이 생겼으며, 생각의 초점을 바깥으로 돌려 주변의 상황을 진지하게 읽을 수 있게 되었다.
허나 상황이 상황이었던 만큼 그에게 마냥 긍정적인 변화만 있는 건 아니었다.영은 유지되기만 할 뿐 변화조차 없는 세계에 무료함을 느끼게 되었고, 만족스러운 목표조차 제대로 세울 수 없는 폐쇄된 환경에 지쳐 점점 도태되어 갔다. 현재는 무기력함 마저 만연해진 것인지, 하루하루를 실속 없이 헛되게 보내고만 있다.
002. 연구 및 학업
[방향을 잃은]
해양과 그 생태계를 탐구해오던 영에게 있어 바깥과 교류하지 못하는 상황은 그야말로 최악이라 할 수 있었다. 20세 이전, 6년이란 시간을 아카데미에서 나가지 않고 버틸 수 있었던 건 애써 나가지 않아도 외부와 소통할 수 있었기 때문이지, 그가 진성 공붓벌레였기에 가능헀던 건 아니었다.
정보가 유입되지 않고 기존에 알고 있었던 지식만이 정체되어있는 공간에서, 새롭게 꿈꿀 수 있을 만한 목표는 마땅히 존재하지 않았다. 있었다 하더라도 상상에 그쳤을 뿐이다. 애초에 실현할 수 있을 만한 환경이 아니었으니, 자연스레 포기할 수밖에 없었었다. … 하고 싶어 했던 일들을 하지 못하게 되었으니, 어찌보면 그가 방향을 잃고 헤매게 되는 건 예정된 결과가 아니었을까.
003. 교우 관계
[묵묵한/냉혹한]
큰 고난이 있었던 건 아니지만, 긴 시간 동안 누적된 지루함과 무력함은 그를 지치게끔 했다. 상대의 말에 환하게 웃어주고 잘만 대답해주던 모습들은 아지랑이 마냥 일렁이다 사라졌고, 지금은 바람조차 불지 않는 해안처럼 잠잠하게 하루를 버텨나갈 뿐이었다. 그렇다 보니 영의 교우 관계는 발전하는 일이 없었고, 끊기지 않게 유지하는 것이 최선이었다.
8년 동안 변하지 않은 게 있다면, 살인을 비롯한 생명을 유린하는 모든 행위에 노골적인 적개심을 드러낸다는 점이 아닐까 … 물론 이마저도 3번의 살인 게임을 거친 뒤엔 어느 정도 누그러든 모양이지만, 그래도 여전히 생명을 가볍게 대하는 행동들을 곱게 받아들이지 못한다.
004. 그 외
[기이한]
말수가 줄어들고, 환했던 분위기가 잠잠해졌어도, 그 내면에 자리 잡은 기이한 사고는 사라질 기미가 없었다. 그가 가진 생각의 심연엔 항상 이질적이고 꺼림직한 것이 살았기에, 특유의 기묘한 분위기는 침묵 속에서도 잔잔히 파문을 일으켰다.
기타
∥ 외관
눈에 띄게 변한 부분은 없다. 이전에 비해 달라진 점이라고는 땅에 끌릴 정도로 길어진 머리카락과, 검은 네일을 한 짧은 손톱이 전부. 계절에 비해 옷이 얇다는 느낌이 들지만, 안에 껴입은 것들이 있으니 괜찮을 듯싶다. 애초에 추위를 안 타는 체질이기도 하고.
∥ 8년
길고도 긴 8년 중, 약 3년은 재능 발현을 위해 노력했었다. 읽지 못한 각종 문헌을 뒤져보거나, 기존에 있던 자료를 다시 공부해보는 등,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해보며 해양학에 대한 지식들을 견고히 쌓아나갔다. 하지만 한정된 공간에서 얻을 수 있는 지식은 외부와 달리 끝이 존재했고, 영은 그 끝에 도달하자마자 닫혀진 현실에 회의감을 느끼며 번아웃을 경험하게 된다. 무한한 가능성이 잠재되었다 믿고 있었던 학문을 미처 다 경험해보지도 못하고 한계를 느끼게 되다니. 그는 난생처음 겪어보는 장벽에 허무함을 느꼈을 뿐만 아니라, 쉽게 씻어낼 수 없는 무력감에 발목을 붙잡혀 하염없이 심연으로 가라앉기 시작했다.
그리고 … 회복 탄력성이 심히 약했던 탓일까. 영은 6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무기력한 상태에서 빠져나오지 못했으며, 이 때문인지 무언가를 새롭게 시작하는 것은 물론, 기존에 하던 생활을 유지하는 것조차 제대로 할 수 없었다.
∥ 바다
한계를 경험했어도, 무력감에 압도되었어도, 그는 여전히 바다를 사랑한다. 사랑을 넘어 광기가 서려 있다 생각될 정도로 영은 항상 바다를 원하고 있었다. ―오죽하면 하루의 절반을 해안이 그려진 그림 속에서 지내고 있겠는가.
앞으로의 미래조차 그릴 수 없는 상황 속에서 유일하게 확신할 수 있는 건… 영이 바다에 집착하고 매달리는 한, 그를 뒤따라오는 무력감은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거란 사실이다. 본인도 이 지독한 우울이 어디서 흘러나오는지 깨달았을 테지만, 그에게 있어 바다는 인생의 전부였고 감히 포기할 수 없는 유일이었다. 우울하다는 이유만으로 놓아주기엔 너무나도 아름다운 빛이였기에, 영은 결국 스스로 병드는 것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 재능
여전히 블랑쉬를 되면 되는 거고, 되지 않는다면 아쉬운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허나, 아예 관심 바깥의 이야기라 치부했던 때와는 달리, 지금은 어떻게든 해결해야 할 문제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러나저러나 모두가 블랑쉬가 되지 않는 한, 나가는 방법을 알려주지 않겠다는 덕희의 말이 꽤 신경 쓰였던 모양이다.
∥ 그 외
• 시력이 많이 떨어졌다. 근시가 심하다 보니 조금만 멀리 떨어져도 형체를 파악할 수 없다는 듯.
• 손톱을 계속 물어뜯기라도 하는 건지 손끝 상태가 엉망이다. 심한 경우엔 테이프로 가려두는 모양.
• 습관적으로 목을 긁어내리는데… 자국이 남을 정도로 세게 긁어 누르다 보니 종종 흉터가 남곤 한다.
• 하루의 대부분을 개인실, 수영장, 미술관에서 보내고 있다. 새벽에 해당 장소들을 가보면 수영장 바닥에 가라앉아 있거나, 미술관의 작품 안에 틀어박혀 있는 영을 꽤 자주 볼 수 있다.
• 원래도 잠이 없었지만 근래에는 잠을 자긴 하는 건지 의심스러울 지경이다.
• 아침에 종종 식당에 엎어져 자고 있을 때가 있는데, 이건 술에 취해 잠든 거라 무시하는 것이 좋다.
• 영은 바다에 관한 지식을 제외하면, 마땅한 재능이라 할 것이 없다. 본인도 이 사실을 잘 알고 있으며, 해양학을 제외하곤 한없이 무능하다는 사실을 수긍하다 못해 당연하다 여기고 있다.
• 이렇다 할 취미가 없다. ―가만히 대상을 관찰하는 건 버릇 같은 거라 취미라기보단 습관에 가깝다.
• 20세 당시 검정이었던 친구들을 향했던 노골적인 분노는 정리한 상태지만, 이따금 수면 위로 감정이 넘칠 때가 있다.